요즘 실내클라이밍, 그중에서도 볼더링을 시작하는 분들이 정말 많죠. 저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. 체육관에서 러닝만 하다가 우연히 친구 따라 실내 클라이밍장에 갔고, 거기서부터 제 운동 루틴이 완전히 달라졌어요.
하지만 막상 벽 앞에 서보니 생각보다 당황스러웠습니다. 벽마다 붙어 있는 V0, V1, V2라는 숫자들… 처음엔 이게 무슨 뜻인지도 몰랐고, 숫자가 올라갈수록 무조건 어려운 건가 싶더라고요. ‘V1 정도는 그래도 할 수 있겠지’ 하고 잡았는데, 글쎄 첫 발도 제대로 못 올리겠는 거예요.
🌀 V스케일? VB는 또 뭐야?
나중에 알고 보니 이 숫자들은 **‘V스케일’**이라고 불리는 난이도 체계더라고요.
- VB는 Beginner용으로, 진짜 진짜 쉬운 코스
- V0~V1은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루트
- V2 이상은 어느 정도 감각이 붙은 사람들이 하는 수준
그런데 문제는, 같은 V1도 어떤 건 너무 쉽고, 어떤 건 말도 안 되게 어렵다는 것이었어요. 왜 그럴까 싶었는데, 루트를 만든 사람(루트세터)의 스타일 차이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. 이걸 몰랐을 땐 그냥 내가 너무 못하는 줄 알고 진심으로 좌절했어요.
😵 ‘성공 못 하면 민망할까봐’ 생긴 부담감
처음 며칠은 정말 그랬어요. 주변 사람들은 저보다 잘 타고, 저는 중간에서 매번 떨어지고.
심지어 VB도 못 올라갈 때는 '운동신경이 이렇게 없었나' 자존감까지 흔들렸습니다. 그런데 어느 날 한 코치님이 그러셨어요.
“볼더링은 정답이 있는 게 아니에요. 완등 못 해도 괜찮아요. 손, 발, 몸 쓰는 방법을 배우는 게 먼저예요.”
그 말이 참 위로가 됐습니다. 그날 이후로는 V0~V1 루트를 중심으로 성공보다는 움직임 자체에 집중했어요. 어떻게 서야 덜 미끄러지는지, 손가락을 어떻게 써야 조금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 하나하나 깨달아가는 재미가 생기더라고요.
🔍 초보자가 겪은 실제 시행착오
- 그레이드 숫자에 너무 집착했다
처음엔 V2는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. 하지만 지금은 V1이든 VB든 내 몸에 맞고 재밌는 루트를 계속 반복하는 게 실력 향상에 훨씬 좋다는 걸 알았어요. - 팔로만 버티려 했다
상체 힘이 부족해서 매번 미끄러졌는데, 나중에 알고 보니 **하체(특히 발의 방향)**가 훨씬 더 중요했어요. "발이 손보다 똑똑하다"는 말, 직접 겪고 나서야 이해됐습니다. - 남들 시선에 민감했다
사실 다들 자기 루트 오르느라 바쁘지, 초보가 떨어지는 거엔 관심도 없더라고요. 그걸 알게 된 후엔 훨씬 편하게 도전할 수 있었어요.
💪 지금 도전 중인 당신께 전하고 싶은 말
볼더링을 시작하고 나서 얻은 가장 큰 변화는 내 몸을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것입니다.
하체 중심이 무너질 때 왜 그런지, 벽 위에선 왜 손이 미끄러지는지, 그 모든 게 다 내가 어떤 움직임을 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운동이더라고요.
완등을 못 해도, 떨어져도 괜찮습니다. 저도 여전히 하루에 절반은 실패하고, 멍도 자주 생깁니다.
하지만 어제 못 올랐던 루트를 오늘 손끝 하나로 넘겼을 때, 그 짜릿함은 진짜 말로 표현이 안 돼요.
🌱 마무리하며
혹시 지금 실내클라이밍, 볼더링을 시작했는데 잘 안 풀리는 기분이시라면… 저도 그랬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.
숫자는 그냥 숫자일 뿐, 중요한 건 오늘도 벽 앞에 섰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.
그리고 그걸 반복하다 보면, 어느 순간 V1이 ‘따뜻한 몸풀기’가 되어 있을 거예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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